스페셜티라는 말 앞에서 멈추게 되는 이유는 대개 산미 때문이다. 신맛이 커피의 결점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산미는 상한 맛이 아니라 과일의 신맛에 가깝다. 익숙해지는 순서만 알면 어렵지 않다.
이미지 제공: 미식로그
산미와 친해지는 순서
처음에는 산미가 낮은 중남미 원두로 시작한다. 견과와 초콜릿 계열이라 익숙한 맛에 가깝다.
다음은 미디엄 로스팅의 과테말라나 콜롬비아다. 단맛이 앞서고 신맛은 뒤에서 짧게 지나간다.
여기까지 편해지면 에티오피아를 라떼로 마셔 본다. 우유가 산미를 감싸 부담이 줄어든다.
같은 원두를 아이스로 마시면 신맛이 더 또렷해진다. 따뜻하게 먼저 마셔 보는 편이 낫다.
산미가 강하게 느껴질 때는 물을 조금 더 붓는다. 농도만 낮춰도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케냐처럼 신맛이 분명한 원두는 마지막 순서로 남겨 둔다. 순서를 지키면 대부분 넘어간다.
주문할 때 쓰는 말
“산미가 적은 걸로 주세요”면 충분하다. 산지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다.
“고소한 쪽”, “과일 향이 나는 쪽” 같은 표현도 잘 통한다. 바리스타가 알아서 좁혀 준다.
잘 모르겠으면 오늘의 커피를 시키고 어떤 원두인지 물어보면 된다. 기록이 쌓이면 기준이 생긴다.
입문은 비싼 원두를 마시는 일이 아니라, 무엇이 싫은지 알아 가는 일에 가깝다.

문가온
미식로그 에디터
같은 원두를 다른 카페에서 마시면 또 다르다. 추출이 다르기 때문이니 실망할 일은 아니다.
테이스팅 노트는 정답이 아니라 힌트다. 적힌 향이 안 느껴져도 문제될 것이 없다.
두세 달 마시면 취향이 정해진다. 그때부터는 설명을 읽지 않아도 고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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